[블루맨그룹] “관객과 소통 중요한 블루맨 한국 음악서 힌트 얻었지요”

관리자 │ 200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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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뉴욕의 한 식당에서 바텐더를 하고 있던 재미교포 청년 아이언 배(40·사진). 어느 날
웨이터였던 동료가 스치듯 물어봤다.

블루맨 그룹 창립멤버 재미교포 아이언 배

“우리 같이 실험 공연 한번 안 해볼래? 너처럼 드럼도 치고 세트 디자인도 할 수 있는 애가
 필요해.”

‘블루맨 그룹’은 이렇게 시작됐다. 온몸에 푸른 색 페인트를 뒤집어 쓰는 혁신적인 퍼포먼스와
실험적 음악을 결합해 거리 공연을 하며 관객과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룹이다. 지난 20년
동안 브로드웨이와 세계 여러 나라에서 120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성공적인 비언어 공연 그룹’
의 하나로 자리 잡아 왔다.

아이언 배는 음악감독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쳐 왔다. 그가 최근 한국에 왔다. 10일부터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블루맨 메가스타 월드 투어’ 공연을 올리기 위해서다. 리허설을 준비하던 그
를 만났다.

“뭐든 해보겠다는 모험 정신이 있다 보니 뜻이 맞는 친구들과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걸
공연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죠. ”

그의 아버지 존 배씨는 27세의 나이로 명문 미술 대학인 프랫 인스티튜트의 최연소 학과장이
되었던 인물. 철사 등으로 꼼꼼히 조각 작업을 해내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그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나도 언젠가 예술을 하겠다고 어렸을 때부터 결심했었죠. 그런데 어떤 분야를 할 건지는 정하질
못했었어요.”

시작은 발레였다. “예술에 대한 첫사랑은 춤”이었다는 그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에서
수학하며 약 4년간 뉴욕 메트로폴리탄 발레단과 함께 공연했다. 그러나 그의 관심은 발레에만
머물지 않았다. 대학은 프랫 인스티튜트에 진학, 회화를 전공했다.

“어느 한 장르에 머물기보단 여러 장르의 경계를 허물면서 창작 활동을 하고 싶어요. 관객들에게
새로운 것을 제시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이 목표예요.”

그래서인지 ‘블루맨 그룹’ 활동을 넘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뉴욕의 실험극 집단인 ‘우스터
그룹’에선 음악 감독 및 세트 디자인을 맡고 있으며, 브로드웨이를 목표로 뮤지컬 곡도 쓰고 있다.
팝 밴드인 ‘피셔스푸너’의 음악 감독도 맡고 있다. 모든 작업을 꿰뚫는 공통점은 한국적인 정서를
항상 되새긴다는 것.

“서양 음악은 매우 구조적인 반면 한국 음악은 연주자와 관객의 교류와 교감에 많은 중점을 두는
거 같아요. 94년과 98년 한국에서 개인적으로 조그만 공연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많은 걸
배웠죠. 그래서 ‘블루맨’의 곡을 쓸 때도 관객과의 소통을 염두에 많이 뒀어요.”

한국어를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부모님 덕분에 한국 문화를 잊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어머니는 김치도 직접 담그시고, 간장과 된장도 직접 만드세요. 제가 한국에 갈 때마다 잘 아는

제주도 멸치액젓 장수에게 물건을 사오라는 부탁도 하신다니까요.”

어머니는 미국의 유명 ‘살림의 여왕’인 마사 스튜어트에게 김치 관련으로 방송 출연 제의도 받아

놓고 있다고 한다.

“솔직히 저는 거의 서양인이죠. 하지만 그래도 김치를 꼭 먹어야 하죠. 여전히 한국은 저의 강한

일부인 셈이죠. 최근 몇 년간 한국 사람들이 미국 공연계에 많이 진출하는 게 반가운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같이 작업하면서 한국에서도 살아보고 싶어요.”


참고로 그의 증조부는 을사조약 직후 충청도에서 의병을 일으켰다가 잡혀 1908년 처형당한 의병장
배창근이며, 조부는 농민운동을 하다 미국에 망명해서 독립운동을 했던 배민수 목사다.  

전수진 기자



입력 2008.06.10 00:43   수정 2008.06.10 03:04

출처: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3176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