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뱅뮤지엄] 앗싸!… 관객과 축제 벌이는 ‘개츠비’ 관리자 │ 2019-11-25 HIT 90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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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라이트의 ‘위대한 개츠비’… 내달 21일부터 두달간 라이선스 공연 “파티에 초대받았는데, 가만히 앉아만 있을 건가요?” 영국 런던에서 공연하고 있는 연극 ‘위대한 개츠비’에서 배우들이 1920년대 유행한 재즈곡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장면. 관객은 칵테일을 마시며 배우들과 어울려 극을 즐길 수 있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제이 개츠비 씨가 보낸 파티 초대장이 도착했습니다. 드레스 코드는 정장입니다.”
이 작품은 라이트가 고향 친구들과 어울리다 우연히 탄생했다. 영문학을 전공한 뒤 연출과 PD, 극작가, 작곡가로 활동하던 그는 어느 날 술을 마시다 “지금 있는 3층짜리 펍이 곧 폐업할 것”이란 얘길 들었다. 어차피 문 닫을 곳이라면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평소 도전하기 힘든 실험극을 떠올렸다. 술과 흥겨움이 넘치는 펍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극의 메인 테마는 고전 ‘위대한 개츠비’를 택했다. “곧 망할 가게라 건물을 공짜로 쓸 수 있었던 덕분이죠, 하하. 작업에 착수한 뒤 우리가 내린 결론은 객석에 가만히 앉아 박수만 치는 전통적인 공연 관람은 ‘진짜’ 소통하는 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친구와 대화할 때 가만히 듣고만 있나요?” 알렉산더 라이트 총연출은 “수줍음이 많은 관객도 배우들 제안에 ‘No’라고 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전혀 관람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통적 공연을 보지 않는 관객들도 친구들과 놀러 나가듯 제 공연을 찾길 바란다”고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위대한…’은 태생부터 정식 공연장에서 출발한 게 아닌 만큼, 한국에서도 4층짜리 박물관인 그레뱅뮤지엄을 택했다. 배우나 관객의 동선이 복잡해 공연장 특성에 따라 극을 전개하는 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위대한 개츠비는 전통적 공연장의 권위적인 행동수칙이나 격식을 극복하려는 작품이죠. 그런데 정작 제 공연에서 드레스 코드를 요구할 줄은 몰랐네요, 하하.” 12월 2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서울 중구 그레뱅뮤지엄. 전석 7만7000원. 17세 이상.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