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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르담2020] 로열티 줄인 노트르담·마스크 쓴 고양이…코로나 뚫은 내한공연들

관리자 │ 202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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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티 줄인 노트르담·마스크 쓴 고양이…코로나 뚫은 내한공연들


[팬데믹 시대 ‘오리지널 공연’은 어떻게 무대에 올랐나?팬데믹을 뚫고 한국을 찾은 오리지널 공연의 감동이 <캣츠>에 이어 <노트르담 드 파리>(위)로 이어지고 있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몸값’ 낮춘 노트르담, ‘마스크’ 쓴 고양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넘으려는 오리지널 공연의 몸부림에 관객이 화답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열린 프랑스 오리지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11월10일~2021년 1월17일) 내한 공연 첫날. 커튼콜이 끝나자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무대 위 배우, 객석의 관객,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한참이나 바라봤다. 관객들의 끊이지 않는 박수와 손 하트에 그랭구아르를 연기한 배우 리샤르 샤레스트가 마이크를 잡고 “너무 기쁘다”는 인사말까지 남기며 메인 넘버(노래) ‘대성당의 시대’ 하이라이트 부분을 다시 한번 열창했다.

“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쉽지 않았습니다. 모든 아티스트들이 오늘 열달 만에 공연했습니다.” 이 공연을 성사시킨 마스트엔터테인먼트 김용관 대표가 이어 무대에 올라 궁금증을 해소해줬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을 뚫고 한국에 와서 우여곡절 끝에 첫 공연을 끝낸 벅찬 감동이 쉽게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공연제작사 관계자는 “한국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내한 공연을 할 수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이후 세계적으로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국외 오리지널 내한 공연은 대거 취소됐다. 특히 올해엔 기대작이 많았던 터라 국내 공연 팬들의 안타까움이 컸다. 139년 만에 첫 내한 예정이던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13년 만에 추진했던 국립극장 연극 <워 호스>, 영국 현대무용가 매슈 본의 최신작 <레드 슈즈> 등이 바이러스의 힘에 밀려 상륙하지 못했다. 그런데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팀이 내한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 장면.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한국에 온 <노트르담 드 파리> 역시 아슬아슬했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쪽은 “2018년부터 준비해 2019년 2월 일찌감치 공연을 확정하고 대관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했다. 국외 프로덕션과 수많은 협의와 고민 끝에 진행과 취소를 반복하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무대를 향한 마음은 모두 같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쪽은 “프랑스 프로덕션이 코로나 위기 상황을 고려해 로열티를 일부 조정해주면서 공연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준비 기간이 여유롭지는 않았다. 공연이 급박하게 결정되면서 배우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리허설을 2주밖에 하지 못했다. 지난 10월18일과 20일 이틀에 나눠 한국에 왔고, 자가격리를 하고 며칠 리허설을 한 뒤 이날 첫 무대에 섰다. 31명 중 14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는 불운도 겹쳤지만, 이달 4일 최종적으로 격리해제가 됐다. 몸을 제대로 풀지 못해서인지 첫 공연에선 초반 고음이 매끄럽지 않은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2019년 5월~2020년 1월 대만, 중국, 러시아, 중국으로 이어지는 투어를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콰지모도(안젤로 델 베키오)가 등장하면서 단번에 사라졌다. 힘 있고 선 굵은 목소리가 공연장을 압도했다. “볼품없는, 보잘것없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지칭하는데 그의 목소리는 모순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기품있게 무대를 장악했다. 앙상블이 활약하는 애크러배틱 군무도 이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장관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1998년 프랑스 초연 오리지널 캐스트인 다니엘 라부아의 첫 내한으로도 주목받았다. 그는 노트르담 대성당 주교 ‘프롤로’ 역으로 12월에 합류한다.

<캣츠>는 마스크 활용 등 공연 내용에 각별히 신경 썼다. 클립서비스 제공팬데믹을 뚫고 온 첫 오리지널 내한 공연은 <캣츠>(12월6일까지·샤롯데씨어터)다. 클립서비스 쪽은 “내년이 40돌이라 포기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부산에서 시작하는 일정을 서울로 바꾸는 등 여러 고민을 한 끝에 내한을 결정했다. 모든 배우가 버스 한 대로 이동해 남산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다시 버스 한 대로 숙소로 복귀하는 등 동선을 최소화해 다른 이와 접촉을 줄였다고 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와 달리 <캣츠>는 내용 면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관객과 함께하는 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이 객석에 뛰어들어 꾸미는 생동감이 공연의 재미다. 클립서비스 쪽은 “1열 좌석을 판매하지 않고, 무대와 3m 거리가 유지되는 2열부터 관객을 앉게 했다”고 말했다. 오프닝에서 축제에 초대받은 고양이가 객석을 통과해 질주하는 장면, 악당 고양이가 객석을 뛰어다니는 장면 등 도저히 뺄 수 없는 장면에선 마스크를 쓴 채 분장을 해서 해결했다. 공연 불과 1주일 전에 결정한 내용이라고 한다.

<캣츠>의 한 장면. 클립서비스 제공이들 오리지널 내한 공연은 오로지 한국을 위해서만 달려왔다. 정상적으로 공연이 이뤄지는 곳이 한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코로나 이전 한국 무대에 오른 <오페라의 유령>이 한 차례 중단 사태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마무리를 지은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오페라의 유령>이 대만(11월19일~12월6일) 공연에 성공하면 무대가 열리는 곳이 점점 더 늘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캣츠>에서 지혜로운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로노미를 연기한 브래드 리틀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대에 서고 싶어도 서지 못하는 고국의 친구들로부터 수도 없이 들은 말이 ‘행운아’라는 표현이다”라는 말로 한국 무대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