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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르담2020] 압도적 안무·강렬한 노래…콰지모도의 절규 통했다

관리자 │ 202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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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안무·강렬한 노래…콰지모도의 절규 통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佛 오리지널팀 5년만에 내한
150분 눈뗄수 없는 긴박감
노래 `춤을 춰요…` 가슴먹먹

서울 블루스퀘어 내년1월까지


콰지모도(안젤로 델 베키오·왼쪽)가 에스메랄다(엘하이다 다니)를 보며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 제공 = 마스트엔터테인먼트]이것이 오리지널의 힘일까.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내한 공연이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며 차원 높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한 '노트르담 드 파리'는 전문 댄서들의 환상적인 안무, 주연 배우들의 호소력 짙은 노래와 흡입력 있는 연기로 3박자를 두루 갖추며 150분 공연 내내 눈을 뗄 수 없는 완성도를 과시했다. 프랑스 오리지널 팀이 한국을 찾은 것은 5년 만이다.

원작부터가 프랑스 정서가 물신 풍기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다. 지난해 대형 화재로 첨탑이 무너지고 지붕이 전소돼 세계인의 안타까움을 샀던 '프랑스의 자존심'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사랑과 욕망, 종교와 구원의 이야기를 다룬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이후 프랑스 국민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줄거리는 익히 알려진 대로다. 척추 장애인으로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은 콰지모도는 성당의 주교 프롤로의 보살핌을 받으며 종지기로 살아간다. 그러다 거리에서 춤추는 관능적인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에게 한눈에 반한다. 성당의 노주교와 젊고 매력적인 왕의 경비대장마저 이방인 무희인 에스메랄다에게 빠져들며 파리는 광기와 무질서, 대혼돈에 휩싸인다.

한 편의 서정시와 같은 아름다운 가사가 돋보이는 성 스루(Sung-Through·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 뮤지컬인 만큼 강렬한 노래가 이어지는데, 넘버 하나가 끝날 때마다 약속이나 한듯 객석에서 박수가 터진다. 특히 마지막 콰지도모가 걸걸하고 갈라진 목소리로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를 부르는 장면은 그 절규가 너무나 먹먹해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다.

에스메랄다를 사랑하는 세 남자는 각기 내적 갈등을 고백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느님의 종으로 평생을 절제와 금욕으로 살았지만 뒤늦게 정욕에 눈을 뜬 노사제 프롤로나 결혼을 약속한 정숙한 여인을 놔두고 한눈을 파는 경비대장 페뷔스, 세상에서 가장 추한 외모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사랑하게 된 콰지모도가 처한 상황은 지금 현대인들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일까. 에스메랄다를 향한 세 남자의 사랑을 그려낸 노래 'Belle(아름답다)'는 프랑스 차트에서 44주간 1위를 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프랑스어로 부르는 노래가 너무 애절해서 간혹 신파 느낌이 들지만 그 낡은 느낌을 깨부수는 건 전위적인 댄서들의 현란한 몸짓이다. 20명 가까운 댄서들이 무대를 휘저으며 뿜어내는 역동적인 에너지가 대단하다. 에스메랄다가 속한 집시와 범죄자 그룹이 밤을 즐기는 '미치광이들의 축제'는 광기의 절정을 보여주는 듯하다. 여기에 암벽, 사실은 대성당 외벽을 기어오르는 댄서들, 대성당의 종을 매개체로 한 아크로바틱 곡예,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거대한 석상까지 무대가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시대 배경은 500년 전이지만 불법 체류자와 기득권 세력 간 대립은 현재 프랑스 파리가 처한 모습을 연상시킨다. 초연 때 주교 프롤로 역을 했던 다니엘 라부아가 다음달 합류하며 기대를 모은다. 5년 전에도 한국을 찾았던 안젤로 델 베키오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콰지모도의 괴기스러운 마력을 뿜어낸다. 알바니아 출신인 엘하이다 다니는 팜므파탈 에스메랄다 역에 아주 잘 어울린다. 공연은 내년 1월 17일까지.

[이향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