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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르담2020] "함성·환호 없어도…마스크 너머 韓 관객 열정 느꼈죠"

관리자 │ 202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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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환호 없어도…마스크 너머 韓 관객 열정 느꼈죠"


'노트르담 드 파리' 안젤로 델 베키오
콰지모도의 순수·애절한 사랑
세월 지나도 여전히 심금 울려
유일한 투어 공연 책임감 느껴
뮤지컬 보며 힘든 현실 잊기를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콰지모도 역을 맡은 배우 안젤로 델 베키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고 예전 같은 함성과 환호도 없지만 한국 관객의 뜨거운 열정은 그대로 느껴집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배우 안젤로 델 베키오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방역수칙을 지키며 공연을 관람하러 오는 한국 관객에 대해 “우리 작품에 대한 한국 관객의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지난 11월 10일부터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최근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향조치에 2주간 공연을 중단했다가 지난 18일부터 2.5단계 공연장 방역 수칙인 ‘좌석 2칸 띄어앉기’를 적용해 공연을 재개했다.

베키오는 2011년부터 콰지모도 역으로 ‘노트르담 드 파리’에 참여하고 있는 주역이다. 2015년 내한공연에 이은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22일 화상으로 만난 베키오는 “갑작스런 공연 중단으로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을지 걱정도 있었지만 공연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며 “지난 18일 공연은 마치 첫 공연을 한 것처럼 큰 기쁨과 자유를 느꼈다”고 말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 팀이 코로나19 상황에도 2주간 자가격리를 감수하고 내한공연을 결정한 이유는 어떤 상황에도 공연은 계속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대다수 공연장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 이번 내한공연까지 그만둘 수는 없었다. 베키오는 “지금 유일한 투어 공연이기에 공연계 전체를 대변하고 있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콰지모도 역을 맡은 배우 안젤로 델 베키오의 공연 장면(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노트르담 드 파리’는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한 뒤 전 세계 23개 국가에서 15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한 인기 뮤지컬이다. 국내서도 2005년 첫 내한공연을 시작으로 그 동안 총 8차례 무대에 올라 누적 관객 100만 명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베키오는 ‘노트르담 드 파리’가 전 세계에서 사랑 받는 이유를 보편적인 이야기에서 찾았다. 그는 “‘노트르담 드 파리’는 사랑과 질투와 같은 감정을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게 담고 있고, 아름다운 선율의 넘버까지 함께 해 마치 오페라처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오래된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작품의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베키오가 연기하는 콰지모도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상징적인 캐릭터다. 굽은 등에 추해 보이는 얼굴을 지녔지만 에스메랄다를 향한 순수하고 애절한 사랑으로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베키오는 “누구나 꼭 사랑이 아니어도 바라는 무언가가 이뤄지지 못해 고통을 느낀 경험은 있다고 본다”며 “끝까지 변하지 않는 콰지모도의 사랑이 여전히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내년 1월 17일까지 열린다.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공연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베키오는 “제작자인 니콜라 타라가 언제 어디서 공연을 할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도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이 얼른 정상화돼 예전처럼 관객과 인사도 나누며 보다 가까이 만나고 싶은 마음도 크다”며 “관객들도 힘든 시기지만 안전한 공연장에서 잠시나마 현실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