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왕] [인터뷰] 뮤지컬 ‘태양왕’ 정원영 “연예인 2세 후광? 내 힘으로 여기까지” 관리자 │ 2014-04-18 HIT 886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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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l 강경윤 기자] 제작비 70억 원이 투입된 대형 뮤지컬 ‘태양왕’은 눈이 부시도록 화려하다. 155분 러닝타임이 모두 끝나고 나면 이상하게도 루이 14세 보다 한 인물이 눈에 밟힌다. 유난히 밝은 표정과 허스키한 보이스에 이국적인 창법, 커튼콜까지 무대를 쉴 새 없 이 뛰어다니며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는 필립역의 뮤지컬 배우 정원영(30)이 그렇다. 할 배우가 정원영이었다. 알 만한 이들은 정원영이 연예인 2세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KBS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 출연 중인 중견배우 정승호 씨의 외아들이자 국민 배우 나문희 씨의 조카다. 정원영은 두 사람을 멘토로 꼽지만 연기적인 영역에서만큼은 ‘후광효과’를 거부한다. “내 힘으로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정원영의 말에는 힘이 실린다. ◆ "가수 꿈꿨던 10대 밑거름 됐다" ‘태양왕’에서 필립은 쾌락에 몰두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웃음이 많고 흥도 넘친다. 고음역대 를 넘나드는 팝 스타일의 넘버들에서 정원영은 뮤지컬 창법의 정형성을 탈피해 흥을 돋운다. 신기하고 기특하기까지 하다. 특별한 비결이 있냐는 질문에 메이크업도 채 지우지 못하고 인터뷰를 하러 달려온 그는 이렇게 답한다. 심취해 SM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 문을 두들일 정도로 관심이 많았어요. 사춘기를 겪으면서 목소리가 굉장히 허스키해졌는데 뮤지컬 앙상블로 활동할 때는 제 목소리만 튀어서 굉장히 고민을 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이번 넘버들은 팝적이면서도 비트감이 살아 있는 곡들 이라서 그런지 저의 특징, 장점들이 잘 녹아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음역대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소화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정원영은 에너지가 여전히 넘치는 듯 커튼콜에서 방방 뛰어다닌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나.”란 질문에 정원영은 손사래 를 치며 “과거 공연들에 비하면 이건 힘든 것도 아니다.”라며 밝게 웃는다. ‘왕의 남자’에 비하면 ‘태양왕’은 오히려 힘이 남아요.(웃음) 특히 ‘스트리트 라이프’를 할 때 DJ DOC 곡들을 한 공연에서 25곡씩, 하루 2번씩 공연한 적도 있어요. 그 땐 정말 하늘이 노래지고 죽을 만큼 힘들었어요. 그런 면에서 ‘태양왕’에선 쇼스타퍼(Show Stopper) 역할이니까 즐겁죠.” ◆ "빅뱅 승리의 얼터로 주연 데뷔…짜릿했다" 고 말했다. 그의 첫 주연 작품은 오만석 연출의 ‘즐거운 인생’(2008)이었지만, 주연 무대에 올랐 던 건 그에 앞선 ‘소나기’란 작품에서가 처음이었다. 당시 정원영은 빅뱅 승리의 얼터(대역을 뜻 하는 영어 Alternate의 약어)였다. 그 때만 생각하면 정원영은 짜릿하다고 말했다. 이 입으로 안 들어가고. 뭐라고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였어요. 긴장도 많이 돼서 그 땐 ‘이 직업 을 해도 되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좋으면서도 복잡했어요. 돌이켜보면 정말 행복했고 좋았네요.” ‘스트릿라이프’, ‘광화문 연가’, ‘헤어스프레이’ 등 한해 3~4작품씩 틈없이 출연했다. “회사원 처럼 쉬면 오히려 불안하다.”고 말하는 정원영의 샘솟는 에너지의 원천은 무대를 사랑하는 천성 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 "내 힘으로 여기까지…후광보다 실력으로" 가까이 연기를 해온 정승호 씨다. 그의 어머니도 현재 은퇴했지만 연극배우로 활동했고, 이모는 '국민 어머니'로 사랑받는 나문희 씨다. “어렸을 땐 대학로가 바로 집 앞이었고, 엄마 공연이 끝 나면 아버지 손을 잡고 엄마를 데릴러 갔었어요. 대기실에서 엄마 동료 분들이과 재밌게 놀았었 는데 지금은 생각해보면 모두 제 연기 선생님들이시죠. 무대라는 곳은 놀이터이자 고향같은 곳 이었어요.” 뜨겁다. 아버지 정승호 씨도, 이모 나문희 씨도 정원영의 공연 광고라도 TV에 나오면 촬영장 에서 열일 제쳐두고라도 사람들에게 “우리 아들, 우리 조카가 나왔다.”며 반가워 한다고 정원영 은 귀띔했다.
후광을 얻고 데뷔를 하는 경우가 흔해졌지만 정원영은 스스로 이 자리까지 올라온 것에 대한 자긍 심이 있었고 도움 없이도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20대 초반 연극영화과를 휴학하고 해병대에 자원입대 한 것도 그런 소신 가운데 하나였다. “화목한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구김 없이 자랐는데 이 점이 배우로서 큰 한계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해병대에 자원입대 했어요. 후회했냐고요? 아뇨. 전혀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힘든 훈련을 받으면서 긍정적인 생각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느꼈거든요. 말년 휴가 때 ‘대장금’ 7차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기 때문에 해병대 경험은 제 인생에 큰 의미를 지닙니다.” 20대에 흔한 여행도 제대로 가보지 못했지만 정원영에게 무대는 젊음을 모조리 받치고도 모자란 곳 이었나 보다. 정원영은 “제2의 조정석이든, 제 2의 오만석으로 불리든 감사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무대 뿐 아니라 연기와 끼를 펼칠 수 있는 어느 공간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신의 숙명이라고 말하는 정원영의 앞날은 태양처럼 밝게 빛나고 있었다.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최종편집 : 2014-04-18 10:52:31 출처: [SBS funE] http://sbsfune.sbs.co.kr/news/news_content.jsp?article_id=E10005264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