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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주앙] 무결점 '나쁜 남자'? 인간적 매력에 빠질 거예요

관리자 │ 2025-01-13

지안 뉴스 기사 이미지_조선일보.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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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면 누구든 유혹할 수 있고 누구도 굴복시킬 수 없는 무결점의 인간 같지만, 그 역시 사랑에 빠지고 결점과 나약함을 드러내요. 가장 인간적인 ‘돈 주앙’을 보게 되실 겁니다.”

4월 4일부터 딱 열흘, 프랑스 오리지널 뮤지컬 ‘돈 주앙’<키워드>이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내한 공연을 앞두고 있다. 여성 인권과 정치적 올바름의 시대에 서양 민담 속 전설적 바람둥이가 주인공인 뮤지컬이라니, 시대착오는 아닐까?

하지만 모두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 이야기, 어쩌면 전혀 새로운 해석으로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최근 내한한 주연 배우 잔마르코 스키아레티(39)를 14일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만났다. 뮤지컬 ‘돈 주앙’의 매력을 묻자, 그는 “사람은 누구도 완벽하지 않고 상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제 멋대로 살았던 이 뮤지컬 속 돈 주앙 역시 그렇다”고 했다.

뮤지컬 돈주앙 배우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티./조인원 기자

돈 주앙은 실존 인물이었던 카사노바와 달리 유럽의 민담 속 인물에서 시와 연극 등 문학을 통해 생명력을 부여받은 캐릭터. 스키아레티는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돈 주앙의 이탈리아 이름)와 뮤지컬의 ‘돈 주앙’에겐 결정적 차이가 있다”고 했다. “오페라의 돈 주앙은 끊임없이 여자를 유혹하고 악행을 이어가다 결국 참회 없는 죽음을 맞아요. 반면 뮤지컬의 돈 주앙은 1막에서 자신이 사랑에 빠진 여자의 아버지를 결투에서 죽여 저주를 받은 뒤 2막에서 세상에 자신이 끼친 악한 영향을 깨닫고 죽음으로 속죄하려 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명예를 좇고, 자부심 넘치고 마초적이기까지 한 돈 주앙이 무대 위 이야기 흐름을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흥미로울 것”이라고 했다.

스키아레티는 야성미 넘치는 남자 주인공, 속된 말로 ‘짐승남’ 역할에 특화된 배우다. 디즈니 뮤지컬 ‘타잔’의 파리와 런던 공연에서 주역 ‘타잔’으로 활약했고,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에비타’ 등에도 출연했다. 우리나라엔 2021년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스 오리지널팀 내한 공연 때 여주인공을 둘러싼 4각 관계의 한 축인 젊은 근위대 장교 ‘페뷔스’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뮤지컬 ‘돈 주앙’의 또 다른 매력으로 “저명한 플라멩코 무용단인 ‘카를로스 로드리게스 댄스 컴퍼니’의 프로 무용수들이 보여주는 진짜 스페인 플라멩코 춤”을 꼽았다. “이제껏 보셨던 플라멩코는 다 잊게 되실 겁니다. 어디서도 만나기 힘든 흥분을 일으키는 무대죠. 저는 플라멩코 군무 장면 때 의상을 바꿔 입기 위해 백스테이지에 있는데, 늘 춤추는 무용수들의 모습을 넋을 놓고 바라본답니다. 그만큼 애절하고 아름다운 춤이에요.” 그는 또 “돈 주앙을 둘러싼 세 여인이 그와 만난 뒤 각기 다른 길을 가게 되는데, 그 각각의 개성적 변화도 흥미로운 매력 포인트”라고 했다.

‘돈 주앙’은 2004년 캐나다의 불어 사용 지역인 퀘벡에서 초연을 올려 센세이션을 일으킨 뒤 2005년 프랑스 파리의 팔레 데 콩그레 컨벤션 센터 무대에 올라 흥행했고, 꾸준히 국제 투어 공연을 해왔다. 2016년에는 일본 다카라즈카 가극단이 일본어 버전으로 리메이크했고, 지난해 20주년 기념 월드 투어의 출발점인 중국에선 매진이 속출했던 한 달간의 상하이 공연을 시작으로 대도시 순회 공연을 진행 중이다. 그 여세를 몰아 4월 한국으로 온다.

이탈리아 파르마에서 태어나 클래식 음악 교육을 받았고, 18살에 세계적 메가 히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에게 발탁돼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머큐쇼’ 역할로 이탈리아 전국 투어 공연에 참여했다. 특히 세계 최고 공연장 중 하나인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 공연은 그의 인생 경로를 바꿔 놓았다. “우왕좌왕 좌불안석인 열여덟 소년이었지만 최선을 다했고, 관객들이 나를 두 팔 벌려 안아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정말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뒤로도 베로나에 가면 고향 같아요. 저에겐 예술가로서 다시 태어난 곳이죠.” 그는 미국 뉴욕 링컨 센터에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공연하고, 영국 런던 국립극장에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무대에 서는 등 그 나라를 대표하는 극장에서의 공연도 낯설지 않다.

그는 “이번 ‘돈 주앙’ 역시 ‘노트르담 드 파리’처럼 음악으로 이야기와 감정을 모두 전달하는 전통적 프랑스식 뮤지컬”이라며 “무대 위 이미지와 시적인 가사, 멜로디가 합쳐져 가슴에 깊이 각인될 특별한 아름다움을 갖춘 작품”이라고 했다. “2021년 ‘노트르담 드 파리’를 공연하는 서울의 극장에서 공연 중엔 조용히 무대에 집중하고 커튼콜 때 열광적 환호를 보내주던 한국 관객이 인상 깊었어요. 그 환호를 다시 만나게 될 생각에 설렙니다.”

프랑스 뮤지컬 '돈주앙' 공연사진.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돈 주앙

유럽 민간 설화 속의 호색한. 17세기 스페인에서 처음 극화된 뒤 돈키호테, 햄릿, 파우스트처럼 서구인들에게 친숙하고 전형적인 캐릭터가 됐다. 몰리에르의 연극(1665)과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1787)를 비롯한 시와 소설, 연극으로 쓰였다. 대부분 활기차고 재치 있으나 오만한 바람둥이 남자가 귀족 소녀를 유혹했다가 그 아버지를 죽이고 천벌을 받는 이야기다. 뮤지컬 ‘돈 주앙’은 ‘노트르담 드 파리’ 초연(1998) 연출가 질 마흐의 연출로 2005년 프랑스 초연을 올렸고, 2016년 일본 다카라즈카 가극단이 리메이크하는 등 세계적 인기를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