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HOME PRESS

[ 노트르담2020] '거리두기 시대' 뚫고 나온 '대성당의 시대'…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5년만의 내한 [리뷰]

관리자 │ 2020-12-18

HIT

3580

'거리두기 시대' 뚫고 나온 '대성당의 시대'…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5년만의 내한 [리뷰]


[경향신문]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팀이 5년만에 내한했다.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다음달 17일까지다. 마스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스크를 뚫고 참았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배우들은 앙코르곡 ‘대성당의 시대’를 부르며 관객석을 향해 하트를 그려 보였다. 코로나19로 어렵게 서게 된 무대, 오랜만에 만난 관객들을 향한 애틋함이 느껴졌다.

프랑스 뮤지컬의 전설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스 오리지널팀이 5년 만에 내한했다. 지난달 10일 막을 올린 이번 공연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다음달 17일까지 진행된다. 거리 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전면 중단됐던 공연은 18일부터 27일까지 일부 회차에 한해 재오픈된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뮤지컬은 1998년 파리 초연부터 ‘메가 히트’를 기록한 명작이다. 51개 넘버가 대사 없이 이어지는 ‘송스루 뮤지컬’(노래로만 극을 전개하는 작품)로 ‘대성당의 시대’ ‘벨라’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주인공인 콰지모도와 페뷔스, 프롤로가 함께 부른 ‘벨라’는 프랑스 차트에서 44주간 1위를 지켰고 싱글 앨범만 300만장 이상을 판매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팀이 5년만에 내한했다.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다음달 17일까지다. 마스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전 세계적 흥행 열풍에서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2005년 첫 오리지널팀 내한공연은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이 처음 접하는 프랑스 뮤지컬이었음에도 ‘세종문화회관 최단 기간 최다 입장 관객 동원’(8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29일엔 누적 공연 1000회(한국어 공연 포함)도 달성했다.

이번 공연은 2018년 초연 20주년을 기념해 각색된 버전이다. 자유로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향한 노트르담 종지기 콰지모도의 사랑이라는 극의 큰 주제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디테일에서 약간의 변주가 있다. 우선 노트르담 성당 앞 집시 댄서들의 옷이 이전보다 밝고 화려해졌다. 1막 후반부 발다무르 카바레 신에서는 침대를 활용한 군무가 추가됐다. 원작의 어둡고 뇌쇄적인 느낌보다 강렬하고 화려한 축제 느낌이 강해졌다.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스 오리지널팀이 5년만에 내한했다.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다음달 17일까지다. 마스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원작의 ‘오리지널리티’는 그대로 가져가려고 했다. 51개 넘버는 초연의 구성을 수정 없이 따랐고, 댄서들이 종 위에 올라타거나 벽을 오르내리는 특유의 애크러배틱 안무 역시 그대로다. 음악감독 리카르도 코지안테는 <노트르담 드 파리>를 가장 잘 설명하는 수식어로 ‘보편성’을 꼽는다. 19세기 프랑스 사회가 보여준 집시, 타 인종, 장애인에 대한 혐오는 2020년 한국 모습과도 겹치는 부분이 많다.

20주년 공연 버전답게 출연진 면면도 화려하다. 1998년 초연 당시 대주교 프롤로 역으로 사랑받았던 다니엘 라부아는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2005년 서울 공연부터 해설자 그랭구아르 역을 맡은 리샤르 샤레스트는 지금까지 <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에만 1150회 이상 선 베테랑이다. 2019년 지안마르코 스키아레티가 페뷔스 역으로 합류하는 등 새 얼굴 발굴에도 공을 들였다.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팀이 5년만에 내한했다.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다음달 17일까지다. 마스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인 만큼 공연이 성사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 1월 중국 공연 이후 뉴욕 공연이 취소됐고, 그나마 라이브 공연이 가능한 한국에서 근 1년 만에 투어가 재개됐다. 제작사인 마스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의상이나 무대 소품 수입 등에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프랑스 현지 프로덕션이 배려를 많이 해줬다”며 “배우들 역시 한국 무대에 대한 감사함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 상황 역시 녹록지 않다. 일부 출연진의 확진 판정, 거리 두기 2.5단계 격상으로 공연 취소와 재오픈을 반복하고 있다. 9일부터는 서울시의 ‘오후 9시 이후 완전 멈춤’ 방침에 따라 15일까지 모든 공연 일정이 중단된 상태였다. 최근 마스트엔터테인먼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8~27일 일부 회차에 한해 ‘두 좌석 띄어 앉기’로 재오픈한다고 밝혔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